대법원 ‘와인 1억’ 공방…전임·현직 지출 구분해 책임 따져야
우경원 기자
k01083510007@gmail.com | 2026-10-14 02:16:18
질의가 준 오해는 정정하고, 집행 적정성은 별도로 검증해야
지난 12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대법원 와인 구매 집행 내역과 영수증을 토대로 한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법원장 재임기인 2022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구매액은 약 8,234만 원이었다.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인 2023년 12월부터 2025년 8월까지는 약 2,619만 원으로, 전체 구매액의 각각 약 76%와 24%를 차지했다. 대법원장 공백기인 2023년 11월에도 약 38만 원이 결제됐다.
구매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김 전 대법원장 재임기에는 경기 고양시의 와인 전문점에서 45차례, 회당 평균 약 183만 원어치를 구매한 것으로 보도됐다.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공관 인근 대형마트 등을 이용해 46차례, 회당 평균 약 57만 원을 지출했다. 김 전 대법원장 시기 영수증에는 결제 총액만 있고 품목과 수량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앞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22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의 와인 구매액을 제시하며 조 대법원장에게 “원장님, 이거 다 드셨습니까”라고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술을 마시지 않으며 업무추진비 집행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고, 카드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구매 기간을 밝힌 만큼, 전임 시기 지출을 고의로 숨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체 구매액을 현직 대법원장의 개인 소비로 받아들이게 하는 질의였다면, 그로 인해 생긴 오해를 바로잡는 정정과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가능하다.
동시에 조 대법원장 취임 이후 구매액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추진비 집행의 적정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두 시기의 구매 목적과 행사별 사용량, 참석 대상, 잔여 와인 관리 내역 등을 같은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구매액은 실제 음주량이나 특정 개인의 소비량과도 구분해야 한다.
김 전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문제 역시 이러한 검증과 연결해 판단할 사안이다. 우선 영수증 원본과 집행 증빙, 당시 담당자의 설명을 확인하고, 자료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나 전임 대법원장의 직접 지시·관여 여부가 남는다면 추가 증언을 검토할 수 있다.
이번 공방의 핵심은 잘못 전달된 사실을 바로잡는 일과 공적 예산의 사용을 검증하는 일을 함께 진행하는 데 있다. 전임·현직의 지출을 명확히 구분하되, 어느 시기든 동일한 기준으로 책임을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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