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희 작가 20번째 초대개인전 《마음으로 그리다》

우경원 기자

k01083510007@gmail.com | 2026-08-09 06:36:45

색채와 물질의 층위에서 피어나는 내면의 풍경…8월 21일부터 안산 ‘더 갤러리’
작품 판매 수익금 일부 소아병동 아이들 위해 후원

[한국경제일보 우경원 기자]  색채는 감정을 만들고, 물질은 시간을 축적하며, 반복은 기억을 형성한다. 작은 꽃잎 하나하나를 화면 위에 쌓아 올리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해 온 전병희 작가가 스무 번째 개인전으로 관람객을 만난다.

전병희 작가의 20번째 초대개인전 《마음으로 그리다》가 오는 8월 21일(금)부터 9월 13일(일)까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용신로 131 꿈의교회에서 운영하는 더 갤러리’에서 열린다. 오프닝은 8월 22일(토) 오후 1시다.

이번 전시는 ‘색채와 물질의 층위에서 피어나는 내면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병희 작가가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그동안 전시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보관해 온 작품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어서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병희의 회화는 인간의 감정과 기억, 삶의 시간성을 색채와 물질로 조직해 내면의 풍경을 구축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특정한 이야기가 아니라 색채와 물질, 반복과 축적을 통해 마음의 상태를 하나의 시각적 공간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전시 제목인 ‘마음으로 그리다’ 역시 단순히 감정을 그림으로 묘사한다는 의미에 머물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색채와 물질의 형태로 번역하고, 그것을 화면 위에 축적해 나가는 회화적 행위에 가깝다.

작가가 개발한 ‘꽃잎터치법’…반복과 축적으로 완성하는 화면

전병희 작품세계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작가가 직접 개발한 입체 유화기법인 ‘꽃잎터치법’이다.

물감을 평면적으로 펴 바르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작은 꽃잎 형태의 물감을 화면 위에 연속적으로 축적한다. 하나의 꽃잎은 작은 회화적 단위에 불과하지만 수많은 꽃잎이 반복되고 집적되면서 화면 전체를 이루는 거대한 구조로 확장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꽃잎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보다 ‘반복과 축적’이라는 조형 원리다. 하나의 점이 선을 이루고 선이 다시 면을 만들어 내듯, 작은 물질의 단위들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와 공간을 완성한다.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노랑·파랑·보라·분홍·초록 등 강렬한 색채도 전병희 회화의 중요한 조형언어다.

노랑에서는 생명력과 에너지, 파랑에서는 평온과 치유, 보라에서는 사유와 명상, 분홍에서는 사랑과 행복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작가는 색을 하나의 감정으로 고정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색들은 반복되는 꽃잎의 중첩 속에서 섞이고 다시 분리되면서 경계를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결국 색채는 특정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감정이 발생하고 머무를 수 있는 분위기와 공간을 만들어낸다.

“하나의 꽃잎은 하나의 순간”…시간을 물질로 쌓다

꽃잎 하나하나를 화면에 축적하는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동이 필요하다. 이 반복적인 과정 자체가 작품 속에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하나의 꽃잎이 하나의 순간이라면, 수많은 꽃잎은 축적된 시간이다.

이런 관점에서 전병희의 작품은 단순히 어떤 공간이나 대상을 재현하는 그림이 아니라 시간을 물질화한 화면으로 읽을 수 있다.

작가는 반복적인 붓질과 물감의 축적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염원을 화면 속에 차곡차곡 쌓아간다. 색채가 감정을 만들고 물질이 시간을 축적하며 반복이 기억을 형성하는 구조다.

결국 이번 전시는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 다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전병희의 《마음으로 그리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회화가 지닌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00여 평 ‘더 갤러리’에서 단독전…전국 작가 초대

전시가 열리는 더 갤러리는 안산 꿈의교회에서 운영하는 약 100여 평 규모의 전시공간이다.

작가 측에 따르면 미술관에서 오랜 기간 관장으로 활동한 전득준 관장이 전국의 작가들을 선정해 연간 12명의 작가를 초대하는 방식으로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병희 작가는 국내외 아트페어와 초대전, 단체전 등에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번 전시는 그의 20번째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작가는 “그동안 선보이지 않고 보관해 온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함께 선보이게 됐다”며 “시간이 허락되시는 분들이 전시장을 찾아 작품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시 수익금 일부, 소아병동 아이들에게
이번 개인전에는 나눔의 의미도 담겼다.

전병희 작가는 그동안 전시를 열 때마다 수익금 일부를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마음으로 그리다》 전시 역시 작품 판매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소아병동 아이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작품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고, 그 작품에서 만들어진 수익을 다시 이웃에게 나누는 것이다.

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이 사회와 사람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전시명 전병희 초대개인전 《마음으로 그리다–20번째 이야기》

전시기간 2026년 8월 21일(금)~9월 13일(일)
오프닝 8월 22일(토) 오후 1시
장소 더 갤러리(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용신로 131 꿈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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