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직권 철거·정비사업 재정지원 근거 마련…“주민 안전과 지역 쇠퇴 문제 함께 해결”
[한국경제일보 우경원 기자] 전국 곳곳에 장기간 방치된 빈 건축물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정비·지원할 수 있는 첫 통합 관리체계가 마련됐다.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빈 건축물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특별법은 저출산·고령화와 지역 공동화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빈 건축물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실태조사와 정비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위험한 건축물은 안전조치와 철거를 추진하고, 활용 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리모델링과 공공 활용 등을 통해 새로운 지역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여러 법률로 흩어진 빈 건축물 관리체계 하나로
그동안 빈 건축물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건축물관리법」,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 여러 법률에 따라 관리돼 왔다.
관리 대상과 기준, 조사 주기, 행정절차 등이 서로 달라 빈 건축물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은 물론 안전조치와 정비가 적기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은 단순한 도시 미관 문제를 넘어 붕괴와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쓰레기 방치와 위생환경 악화, 범죄 취약지역 형성 등 주민 생활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번 특별법은 이처럼 분산돼 있던 빈 건축물 관리체계를 하나로 묶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소유자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태조사에서부터 안전관리, 정비와 철거, 재정지원 및 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국가 관리체계 안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5년마다 실태조사·매년 현황조사…위험하면 직권 철거
특별법에 따르면 시장·군수 등은 5년마다 빈 건축물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매년 현황조사를 통해 관리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정비계획 등을 통해 전국적인 빈 건축물 관리체계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붕괴나 화재, 범죄 발생 등의 우려가 큰 건축물에 대해서는 안전조치나 철거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소유자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직권으로 철거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지방자치단체는 매년 빈 건축물 정비 이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정비가 시급한 사업의 경우 선도사업으로 지정해 재정·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비사업에 필요한 비용 지원과 정비기금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철거만이 아닌 ‘활용’에도 초점
특별법은 빈 건축물을 무조건 철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건축물은 지역 자원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리모델링을 통한 재활용과 공공 목적의 공간 활용, 임시 주거지원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민간이 전문적으로 빈 건축물을 관리·운영할 수 있는 ‘빈 건축물 관리업’ 제도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 여건에 따라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을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이나 공공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옹진 등 인구감소지역에도 관심
배 의원은 그동안 빈 건축물 문제를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닌 주민 안전과 지역 쇠퇴, 지방소멸과 연계된 국가적 과제로 보고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특히 인천 원도심과 강화·옹진 등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방치 건축물 문제가 지역 공동화와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이번 특별법 시행으로 이들 지역에서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에 대한 실태 파악과 정비사업 추진에도 새로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준영 의원은 “방치된 빈 건축물은 단순히 보기 흉한 건물이 아니라 붕괴와 화재, 범죄와 생활환경 악화를 부르는 주민 안전 문제”라며 “이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조사하고 정비하고 지원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특별법을 통해 전국적으로 산재한 빈 건축물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위험한 건축물은 신속히 정비하는 한편 활용 가능한 공간은 지역 자산으로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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