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유사 결함·과거 정비 이력 검색
반복결함·부품 수리 이력·발생 패턴까지 분석…“정비 역량 고도화·안전운항 강화”
[한국경제일보 우경원 기자] 대한항공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술을 항공기 정비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항공정비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정비결함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규 시스템은 항공기 정비 과정에서 축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검색·분석해 현장 정비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엔지니어링 업무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구축됐다.
LG CNS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개발에 참여했으며 약 6개월에 걸쳐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런 결함이 있었는데”…자연어로 물으면 AI가 과거 사례 찾는다
가장 큰 특징은 정비사가 복잡한 검색어나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알지 못해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어로 결함 증상이나 상황을 입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비사가 항공기에서 발생한 결함이나 증상을 입력하면 생성형 AI가 단순한 키워드가 아닌 문맥과 의미를 파악해 관련 정비 이력과 과거 유사 사례를 찾아준다.
항공정비 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약어와 정비사들이 직접 작성한 비정형 기록 역시 표준 문장으로 가공한다.
주요 정비 조치와 결함 발생 부위 등 핵심 정보도 자동으로 추출해 기존 정비기록을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한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정비사의 경험과 정비기록을 단순한 보관 자료가 아닌 새로운 결함을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비 지식 데이터베이스’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90여 개 데이터베이스 통합…수백만 건 정비기록 한곳에서 분석
대한항공은 그동안 분산돼 있던 90여 개 데이터베이스 테이블과 수백만 건에 달하는 정비 데이터를 통합했다.
이를 통해 정비사는 필요한 정보를 한곳에서 조회할 수 있다.
기종과 항공기 기번별 결함 수명주기를 비롯해 반복결함 발생 여부, 부품 수리 및 조치 이력 등의 통계와 추세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정비 데이터 사이의 상관관계와 결함 발생 패턴까지 분석한다.
항공기와 지상 간 통신을 통해 수신되는 실시간 운항 메시지 등도 함께 조회할 수 있어 운항 중 발생하는 정보와 기존 정비이력을 연계해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항공정비도 ‘경험+AI·데이터’ 시대로
항공정비는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책임지는 핵심 분야인 만큼 정확한 기술적 판단과 과거 정비사례에 대한 신속한 확인이 중요하다.
특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결함의 경우 해당 항공기뿐 아니라 같은 기종의 과거 사례와 부품 교환·수리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기술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엔지니어링 업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비사들이 입력해 온 비정형 정비기록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전처리하고 표준화된 데이터로 변환하는 만큼, 과거에는 개별 기록으로 남아 있던 정비 경험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AI가 정비사의 판단 자체를 대신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방대한 정비자료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아 분석함으로써 정비사와 엔지니어의 기술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규 시스템은 그동안 분산돼 있던 방대한 정비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AI를 활용해 정비 현장에서 보다 쉽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며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첨단 AI와 데이터 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정비 역량을 고도화하고 안전 운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이번 시스템 구축은 생성형 AI 활용 영역이 고객서비스와 예약·마케팅 등을 넘어 항공사의 핵심 기술 분야인 항공정비(MRO) 현장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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